리브레 최근의 행보 말하기 이전에
“한국 스페셜티 커피의 시작”이라고도 불린 커피 리브레 어떤 곳이냐면, 2012년 전후로 떠오른 힙한 커피집이다.
착한 커피집이 된 연남동 힙한 커피집
소수의 매장, 독특한 인테리어, 사람 드문 연남동에 매장을 열어 연남동을 뜨는 곳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한 곳이자, 퀄리티 있는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려주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제대로 흥하게 된 계기가 있으니 바로
지금은 악명 높은 이영돈 PD가 착한식당 프로젝트를 하다가 덜컥 커피 리브레 이곳을 착한커피집으로 지정해버린 것이었다.
아는 사람만 알고 마치 나만 알고픈 인디 밴드 혁오 같은 카페였던 곳이 커피계의 아이돌(이라기엔 너무), 아니 슈퍼 스타가 된다.
가게 앞은 늘 줄이 서 있을 지경이었다.
커피 리브레 전성기, 하지만 그 영광은 “불량 커피집” 식약처 지정으로 무너진다.
식약처는 이례적으로 보도 자료까지 만들어 커피 리브레 이름을 언급하며 발표했다.
이에 서필훈 대표는 무조건 잘못했다면서 “착한 커피집” 칭호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커피 리브레, 이번엔 뉴스타다!!!!
커피 리브레, 요즘 방송을 너무 많이 타는 것 같네요. 이번엔 뉴스입니다.
착한 커피 방송 이후 얼마 되지 않아 한 민원인의 고발이 구청에 접수되었습니다.
내용은 무허가 제조품 판매, 한글표시위반 등 꽤나 많은 의심 가는 무작위 항목들에 대해 저희 직원이 올린 SNS 글과 사진, 홈페이지 대형 로스터 사진 등을 캡쳐해 증거자료로 제출했습니다.커피 리브레, 법을 어겼습니다.
잘 몰랐다는, 나쁜 의도는 없었다는 따위 변명 필요 없고 다만 저희의 불찰일 뿐이고 명백한 잘못임을 인정합니다.이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입고 신뢰를 잃은 커피 리브레의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커피 리브레는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대략 5월 말부터 3달간 영업 정지를 받게 될 것이고 허가되지 않은 장소에서 볶은 커피로 납품한 커피들은 전량 회수 및 판매 금액 전부를 추징당하게 되었습니다.
카페 리브레는 한글표시사항 위반으로 과징금을 물게 되었습니다.
커피 리브레의 연남동 본부는 제조허가를 갖고 있으나 대형 로스터가 설치되어 있는 남양주에는 제조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작년 여름 제조허가가 확실히 난다는 얘기를 듣고 신축 건물에 입주했지만 (중략)
서필훈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ilhoon/posts/4823661951455)
커피 리브레를 믿고 그간 커피를 구매해 오신 많은 고객분들께
커피 리브레를 믿고 그간 커피를 구매해 오신 많은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는 법률에 저촉되지 않도록 제가 직접 세세하게 관심을 갖고 업무들을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영업 정지 3개월. 커피 납품을 하는 입장에서는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이 확실합니다. (중략)
저는 오늘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착한 커피 타이틀을 반납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에 대해 아직 제작진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회수 여부와는 상관없이 저는 그 타이틀이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카페에서 자진 철거하고 더 이상 착한 커피라는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방송을 보시고 찾아주신 수 많은 고객들에 대한 정말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도 사람인지라 속상하고, 걱정되고, 아주 조금은 억울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커피 리브레는 이번에 매우 쎈 백신을 맞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직원 모두와 저는 평정심을 되찾았습니다. 그 백신 덕에 저희는 앞으로 더욱 건강해 질 테니까요. 이런 무모한 자기긍정의 바탕에는 법을 어겼으니 그에 따른 처벌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 그리고 비록 법에 저촉되긴 했지만 그것이 저희가 만들어 온 커피 품질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의 양심과 고객을 속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지지 받기 힘든 자부심이 있습니다. 커피 리브레가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지 지켜봐 주세요.
커피 리브레 영업정지 기간에는 새로운 장소와 명의로 제조허가를 다시 얻어 납품과 커피 판매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카페 영업은 변동 없이 계속됩니다.
흥미진진하네요. 오 예~
서필훈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ilhoon/posts/4823661951455)
하지 않았으면 하는 표현이 많았던 사과문
흥미진진하네요. 오 예~ ←이건 서필훈 대표가 실제로 사과문에 쓴 표현인데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표현 같다. 그리고 구구절절한 변명과, 정신승리(라는 표현이 있기 전이었던 것으로 안다.)의 과정이 신기하면서도 역시 좋지 않아 보인다. 첫 문단에선 “신고한 놈 난 너 누군지 안다”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착한 커피 타이틀을 반납하고, 그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않겠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 약속 지켰을까?
커피 리브레, 2016년 홍보에도 착한 식당 전면에 내세우다
2016년 홍보 전단지에까지 커피 리브레는 착한 커피집을 들먹인다. 본인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망령되이” 일컫고 있다.
착한 커피집 선정 이유와 의미
다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커피 리브레 서필훈 대표는 “저희가 만들어 온 커피 품질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의 양심과 고객을 속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지지 받기 힘든 자부심”을 말한 적이 있다.
(난 굉장히 좋아하지 않지만)이영돈이라는 인물에 대한 해석을 떠나 착한 식당 지정도 나름의 명분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애초에 착한 커피집 지정은 맛있어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 품질을 지키기 위한 어떤 노력, 커피 산지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자 하는 태도에 대한 포상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에 의하면 “볶은지 일주일 지난 원두는 폐기, 스페셜티 커피를 4천원에”라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고 한다.
그간 입소문을 타서 알려지고 있던 커피 리브레는 방송 방영 이후 입소문을 타며 일약 스타가 된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식약처(변명을 충분히 인용해주자면 테크니컬한 측면에서 지정된 것은 맞다.)에 의해 오히려 뭔가를 위반한 업체로 전락했고, 스스로 착한 커피집 명패를 반납키로 하였으며 다시는 그 착한 커피집, 착한 식당 운운한 내용을 선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품질과 양심에 대한 자부심을 언급했다.
그 선언과는 다르게 7년 전 반납했다던 착한 커피 망령은 여전히 리브레를 따라다니고 있다.
망령 운운은 그만하고, 하다 못해 아직까지 그 광고 문구를 활용하면서까지 커피 리브레 대표가 말한 품질과 양심은 지켜지고 있는 건가?
소비자 리뷰 2.8점짜리 커피 리브레 원두
뭔가 단단히 맛없는 커피를 만들었나보다 싶으면서도, 커피 리브레 원두 맛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소비자(스타벅스가 짱이야 등)들이 아직 많은 건가 싶어서 리뷰를 눌러보았다.
난 커피 원두 제조일자는 3개월만 지나지 않았다면 크게 상관 없다고 보는 주의다. 즉 일주일만 지났다고 폐기하거나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커피 리브레는, 일주일 지나면 원두를 폐기하지 않는 커피집들을 “나쁜 커피집”으로 만들며 성장해 온 업체다.
리뷰에는 제조일자 얘기가 언급되어 있었다.
11월 5일 소비자가 9월 13일 원두를 받았다면, 충분히 실망할만하다.
이곳과 마켓컬리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리브레를 표현하는 문구로 쓰였다.
서로 다른 판매 플랫폼이고, 다른 원두 상품군을 다루지만, 저 리뷰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의 상황만으로도 착하지 않은 커피업체가 된 기념행사를 해야 할 것 같다.
마켓컬리에서도 착한 커피 운운하는 상품 설명은 당장 내려야 할 것이다.
한때 연남동 커피 리브레를 좋아했다. 스머프인지 나초 리브레인지 아무튼 그 꽁해보이는 레슬러 마스크도 뭔가 의미가 있어보였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냥 파파 스머프가 되기 전 단계인 중년 스머프로 보일 뿐이다.